가족들과 다녀온 중국 칭다오(청도, Qingdao) 여행 후기를 올려 본다.

여행 방법 : 여행사 패키지
일정 : 2박 3일
여행 목적 : 자녀들 공항 체험, 외국 경험, 호텔 경험

코로나 이후 외국 나가는 것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고, 그새 내 자녀들이 부쩍 커버렸다.

그저그저 물놀이랑 정도나, 워터파크 정도면 만족하는 녀석들에게 5년전 필리핀 세부 패키지 여행은 아직도 여운이 많이 남는듯 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너무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행복한 추억도 너무 오래전 것들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추진한 중국 칭다오(청도, Qingdao) 여행 !!!

왜 하필 칭다오(청도, Qingdao)였느냐? 이유는 없다. 그냥 한국말 안쓰는 외국이면 제격.

선택지에는 일본 쓰시마섬, 마쓰야마 등…. 가기 어렵지 않고 전체적인 예산도 적당한 선택지가 제법있었으나 음…. 8월이지 않은가…. 폭염과 태풍을 고려치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지 않는 중국이지만, 다시 한번 선택해 보게 되었다. 마침 온라인투어 패키지에 인당 30만원 패키지 !!!

인천공항에서 비행시간이 불과 1시간… 제주도 수준이다.

인천공항에서 칭다오는 불과 628km로 정말 가깝다

다만, 국제공항간 이동이므로 수속과정을 고려하면 상하이 입국하는 것과 시간 상 큰 차이가 없다.

아무리 패키지 여행이지만, 여행중의 대략적인 일정은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관광가이드가 제안한 관광코스는 아래와 같다.

  1. 라오산
  2. 칭다오 맥주 박물관
  3. 무제한 양꼬치 + 칭다오 맥주 1병
  4. 발맛사지 , 전신맛사지 또는 통합맛사지
  5. 칭다오 청양야시장
  6. 칭다오 소맥도 공원
  7. 칭다오 영빈관
  8. 칭다오 중산공원

숙소는 공교롭게도 칭다오가 아닌 교주에 위치한 쉐라톤 칭다오 자오저우 호텔을 잡았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호텔은 아주 훌륭한 곳이었고, 실제로 묶어 보니 괜찬은 숙소였다.
이맘쯤에 이런 퀄리티의 숙소를 한국에서 잡으려면 방하나에 50만원 이상은 훌쩍 넘는다. 나는 5인가족이니 방을 2개를 배정받았으니 완전 이득…

하지만, 숙소의 위치로 인해
여행지는 칭다오인데 숙소는 칭다오 시내가 아닌 교주라는 완전 다른 동내이기 때문에 생기는 패키지 옵션상품을 위해 가이드의 빡센 여행일정을 출발하기 전에 이미 눈치 챘다.

숙소와 칭다오 시내간 거리가 무려 50Km가 넘는다. 이 정도 거리면 서울 강남에서 거의 경기도 평택까지 거리이다.

패키지 여행이라도 숙소와 여행지간의 거리 및 위치는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관광가이드가 제시하는 옵션상품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숙소는 근사한 곳을 잡아 놓고, 정작 호텔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도 못하게 외부 일정만 빡빡히 잡아놓는 여행 일정이 되겠음을 예상하게 되었다.
보통, 태국 파타야 여행이 그렇다. 숙소와 여행지간의 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에 벌어진다. 이는 미국 괌이나 사이판, 필리핀 세부여행과는 차이가 생기는 부분이다.

패키지 여행 특성상, 다른 관광객들도 있기에 개인 선호도만 내세우기도 좀 어려운면이 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대부분 칭다오 라오산 관광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관광가이드는 가장 추천을 많이 하긴 했지만…)

덕택에 라오산을 가보진 못했지만, 일단 숙소에서 가장 먼 코스이기도 했고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가다보니 비행기 까지 타고가서 산타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다.
지근인 계룡산도 동학사 초입만 갔다 놀다 오는 마당에…외국까지 가서…산을…

칭다오는 예전에는 습지로 이루어진 평지가 대부분인데, 라오산은 해발고도 1000m 약간 넘으니 멀리서 보면 나름 굉장히 웅장한 운치를 보여준다.
따지고 보면, 그리 높은 산도 아니지만 평지에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낮은 산도 결코 아니다.

라오산의 사진은 직접 촬영하진 못했고 퍼왔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일정 중 칭다오의 날씨가 미세먼지도 없이 화창하여 너무 너무 좋았기 때문에 라오산을 등반하여 산둥 반도 전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은 너무 아쉽지만, 어찌하랴… 어린 자녀들을 이리 데리고 올줄 몰랐단 이 또한 내 운명인 것을..

재밋는 것은, 이 라오산 관광이 가이드가 제시한 옵션 여행 상품 중 가장 비쌌다. 인당 USD 90을 청구했다. 그리고 여행객 전원의 상품 동의를 구했다.
알아본 바로는, 산행 중 케이블카나 부대적인 여행 비용은 높지가 않은데 아무래도 큰 산으로의 여행코스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니 가이드와 차량 운행기사의 하루 수익매출 상 저 정도의 비용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듯 했다. 물론 실질적인 비용은 높지 않으니 가이드 입장에서는 마진율이 아주 좋은 코스이다.
만약, 라오산을 꼭 봐야 겠다면 패키지 보다는 자유 일정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

인천공항과 칭다오간 비행기는 하루에도 5편이 넘게 있는듯 했다. 그만큼 왕래가 잦은 것이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중국 동방항공 비행기 였다. 몇몇 승객의 늦은 탑승으로 인해 출발이 지연되었고, 한 관광객의 여권 분실로 단체 관광비자의 입국수속 및 승인도 지연 되었지만 다행히 여권을 찾아서 입국허가를 받고 칭다오로 들어올 수 있었다.

첫날 일정은, 양꼬치 식사 및 야시장 구경이었다.

공항에서 칭다오 시내까지 시간이 상당한데, 양꼬치를 먹기 위해 50Km를 버스로 타고와야 했다. ㅎ  그래도, 야시장에서 이것저것 구경할게 많아서 재미있게 즐겼다. 첫날 일정부터 너무 빡세다 보니 맛사지도 첫날부터 아이들까지 모두 받았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 어쩔 수 없지…

갑판이 한글로도 적혀 있다. 한국인 전문 식당인 듯 하다.

양꼬치는 한국과 똑같은데, 얼지 않은 생고기를 주는 듯 했다. 맛은 큰차이가 없지만 현지 칭다오 맥주 맛은 일품이다.

둘째 날 일정은, 그 유명한 칭다오 맥주 박물관이다.

칭다오 맥주는 이미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다. 중국 맥주이지만 한국에서는 고급 맥주에 속한다.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가이드 말로는 화요일 이므로 이게 사람이 적은 거라고 한다. 도대체 주말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안간다…

거짓말 안치고 사람이 정말 많다.

칭다오 맥주는 독일이 청 제국 시절, 식민지로 칭다오를 할양 받았고 여기에 맥주 공장을 지었는데 이것이 일본, 중화민국을 거쳐 현재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한다. 즉, 원류는 독일 맥주…

박물관 입장료는 가이드에게는 인당 USD30을 줬지만, 현지 가격은 반값도 안된다. 맥주 한잔과 피넛 땅콩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시간만 허용된다면 무제한 식음도 가능해 보였다. 워낙 인파가 많아서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고 있었다.

매장에서 파는 기념품이나 맥주도 계산대를 통과하지 않고 그대로 들고 나와도 모를 정도로 직원들이 인파관리를 못하고 있었다.
물론, 중국은 어디에나 CCTV 도배이기 때문에 괜히 나쁜짓하다가 망신을 톡톡히 치를 수 있으니 국격에 금가지 않도록 관광객으로서 행동은 바르게….

점심식사까지 시간이 남아, 가이드의 제안으로 중산공원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거의 40분짜리 케이블카이고 칭다오 시내를 둘러 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아이들도 좋아했다. 케이블카 비용은 150 RMB인데 가이드는 인당 USD 70을 달라고 했다.
패키지 여행상품에서 가이드들이 대략적으로 얼마나 마진을 남기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공공시설이니 가격이 너무 뻔히 들어나고, 시내 여행이다보니 소요시간이 짧으며 복잡한 시내운행을 해야 하다보니 연계 코스를 짜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가이드가 왜 라오산을 노래를 부르며 제안했는지 공감할 수 있었다. ㅎ

하지만, 매우 만족스러웠다. 라오산은 안가서 모르지만 중산공원 케이블카는 추천해 본다. 물론, 날씨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칭다오 신도심이 보이는 구간

여기는 구도심이 보인다. 아주 멀리 라오산도 실루엣이 살짝 보인다.

점심식사는 가이드가 잡은 중국 전통음식 식당으로 왔다. 요리는 사천요리..

중국음식에 대해서는 나는 그닥 거부감이 없었는데, 자녀들이 걱정이었지만 다행히 그럭저럭 잘 먹어 주었다.

라오산도 안가는 마당에 계속 되는 시내 투어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집사람과 상의 후 호텔로 복귀하여 호캉스를 하기 위해 가이드에게 호텔 복귀를 요청하였다.

패키지 여행 특성 상, 개별 일정 협의는 서로에게 매우 부담스럽다.

다른 관광객들 눈치도 있고, 옵션상품의 의미도 알기에…그렇다고 어린 자녀 포함 5인가족을 데려 왔으니 필요한 협의는 봐야 겠다는 생각에 가이드와 많은 상담을 하였다.
결국, 점심 일정까지만 합류하고 대신 숙소 까지 거리가 멀다보니 개인 비용으로 호텔 복귀하는 것으로 하고 별도의 콜밴을 불러 호텔로 복귀 하기로 하였다.
물론, 이것은 즉흥적으로 합의 본 것은 아니고 전날 부터 계속 의사표시를 하였고, 대신 점심 전 옵션상품에 대해서는 5인가족 전원 성실히 참여 하였으니 나름 할 말 할 수 있는 입장이라 생각하였다.(관광객 12인 중 우리 가족만 5인이었다. ㅎ)

숙소까지 콜밴의 복귀 요금은 480 RMB…거의 9만원이었다.

아무리 중국의 물가가 한국에 버금 또는 더 비싸기도 하지만, 실제로 DIDI 앱같은 걸로 검색하니 최저가 380 RMB부터 시작이었다. 이것도 차량이 항상 있는게 아니었기에… 아마도, 칭다오에서 교주로의 장거리 이동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숙소 근처에서 DIDI 앱으로 택시나 공유차량을 잡으려고 하면…서비스지역이 아니라고 했다…
아…쉐라톤 호텔이라는데…교통은 왜 이러는지…

아무튼, 무려 1시간이 걸려 호텔에 복귀하였고 아이들은 좋은 날씨에 수영장을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이었다.

Sheraton Jiaozhou Hotel Pool

호텔은 쉐라톤 호텔이고 5성급 고급호텔이다.

그런데, 직원들이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한다.
심지어 프론트에서도… 출장으로 심천, 상하이, 우시, 소주 등 중국을 종종 다니지만 칭다오는 유독 영어를 더욱 안쓰는 것 같다.
전에는 영어좀 되는 중국사람들은 호텔같은 서비스업에도 많이 종사하였는데, 중국제조2025 전략에 따른 우수한 인재들은 중국기업들로 대거 흡수되고 서비스업 같은 곳은 다른 사람들로 채워놓은 느낌이다. 하긴, 중국의 인구가 얼마인데 몇 안되는 외국인들을 위해 굳이 친절하게 할 필요까지는…

하긴…옛날의 중국이 아니다!!

5성급 호텔답게 조식은 매우 훌륭하다. Dinner도 우수했다. (저녁은 인당 5만원 정도)

언어가 안통하는 문제는 번역 앱으로 해결하면 된다.

이틀날 저녁은 호캉스로만 마무리하기는 좀 뭐해서, 1Km 떨어진 Baolong 쇼핑몰을 방문하였다. 식당가 및 쇼핑가가 잘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마라공방에서 파는 마라탕과 시스템도 똑같고 맛도 비슷하다… 여기가 원조인가, 한국의 마라공방이 원조인가?

요즘은 어린 학생들도 즐겨 먹는 마라탕집…한국의 마라공방과 완전 똑같다.

가격은 한국의 반 값이다.

쇼핑몰 앞쪽에는 길거리 야시장이 있다. 먹거리를 매우 저렴하게 사먹을 수 있다.

꼬치전문코너…가격이 아주 착하다

이렇게 이튿날 일정을 마무리 하였고, 다음날은 별도의 일정없이 바로 비행기를 타러 칭다오 공항으로 이동 하였다.

아이들에게 경험을 심어주려고 다녀온 여행인데, 내가 더 많이 배운듯 했다.

첫째, 중국에서는 현금 거래를 거의 하지 않는다. 모두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등 온라인 페이가 거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민폐 들고 갔지만, 거리에서 잔돈 바꾸느라 서로 애먹는다. 한국에서 시간 있을때 위챗같은거 가입해놓는게 좋을 것 이다.

둘째, 불친절하거나 가치 대비 쓸데 없이 높은 가격을 부르는 등 한국사람에게 사기를 치려한다는 인식은 이번 여행에서 전혀 느끼지 못했다. 단지 언어가 안통할 뿐 그들이 불친절하거나, 무언가 속이려 한다는 느낌은 단 0.00001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반한 감정 또한 칭다오에서는 받지 못했다. 모두가 매우 친절했다.
또한, 배달오토바이들로 무법지대인 한국과 다르게 배달음식 시장이 큰 중국은 오토바이들이 교통법규를 잘 준수하고 있었다. 과연, 먹고 살기 바쁘니깐… 힘든 배달일이니깐….우리가 저걸 봐줘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셋째, 영어가 거의 먹히지 않는다. 그리고 외국인을 위한 친절한 안내표지나 정보 제공도 별로 없다보니 답답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번역앱은 필수이다. 이참에 아예 중국어 기본을 공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넷째,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중국인이 제법 있다. 대표적으로 조선족인데.. 우리가 중국여행 갔다고 그들이 우리말을 못 알아들을 것이라 여겨 언어를 함부로 사용하면 안된다.

다섯째, 국내에서 파는 칭다오 맥주는 완전 가짜다. 공법만 라이센싱 한 것 같고, 사용하는 물이 다르다 보니 맛이 엄청 다르다. 현지에서 먹는 칭다오 프리미엄은 맛이 정말 일품이고 세계 2번째로 맛있는 맥주라고 인정할 만 했다.

여섯째, 칭다오는 특색이 강한 도시가 아니다. 북경처럼 대국굴기의 위엄도 없었고, 상해처럼 아시아 최고의 경제도시를 꿈꾸는 것도 아니었다. 소설 삼국지에서도 산둥반도 지역은 유명한 영웅도 없었고, 괄목할 만한 큰 역사적 사건이 있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하기에 좋은 선택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