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을 투잡으로 해온지가 이젠 1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까지 하게 될줄은 몰랐지만, 어느새 1년이 되었내요.
올해 2020년 여름철 장마는 유독 길었고, 무엇보다 이놈에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배달일은 2020년에는 괜찮았던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이야 돈 때문에 시작하게 된 건 맞는데, 지금은 돈 보다는….그냥 즐긴다는 마음으로? 아마 즐긴다는 마음이 없었다면 1년을 못버텼을 것 같긴하내요.

1년 정도 해보니 이바닥에 대한 이해도도 좀 가지게 되었고, 일도 꽤나 능숙해져 있긴한데….이놈의 일이 어쨌든 일당제도 아닌, 오로지 자신이 수행한 콜만큼만 돈을 받는 완전 시간/노동비례형 일이다 보니 아주 꾸준히 오래하는게 쉽지 않은일인데…중간에 2~3개월은 타는둥 마는둥 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렇게 아르바이트성 직업을 오래해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이 분야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게 되는 와중에…

그 유명한 쿠팡이츠가 드디어 지방까지 진출하게 된 것을 알았습니다.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날짜 쿠팡이츠 개시지역
2020년 11월 17일 경기 안산,시흥,파주,포천
2020년 11월 24일 세종특별자치시, 경기 광주, 광명, 안성, 여주, 동두천
2020년 12월 01일 경기 오산, 이천, 양주, 의왕, 화성, 평택
2020년 12월 08일 부산광역시 수영,해운대,남구, 부산진구
2020년 12월 15일 부산광역시 서구,동구,중구, 연제구, 동래구
대전광역시  서구,중구,동구,대덕구, 유성구
2020년 12월 22일 부산광역시 금정,영도,북구,사상,강서,사하,기장군
2021년 01월 05일 울산광역시 동구,북구, 울주군
2021년 01월 12일 대구광역시 달서구,서구,중구

대단히 기쁘게도 제가 사는 세종특별자치시가 2020년 11월 24일에 쿠팡이츠 공식서비스가 개시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가 거의 독점하고 있던 시장에 쿠팡이츠가 가세함으로서 지방에도 경쟁구도가 갖추어지게 된 셈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기업 및 플랫폼들간의 경쟁은 언제나 혁신을 가져오게 되니까요.

저와 같이 배달대행을 특수노동자의 형태로 종사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일반적인 배달대행말고도 쿠팡이츠라는 새로운 개념의 일을 구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쿠팡이츠 배달원은 쿠팡이츠 쿠리어 또는 배달파트너로 불립니다. 물건 받아서 갖다주는 개념은 똑같은데, 방식이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차이를 몇가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배달대행(생각대로, 부릉 등)

쿠팡이츠
배차방식 배달기사가 수행할 콜을 직접 선택 센터로 부터의 강제 배차
(배차 선택은 본인의 자유, 거절 할 수 있으나 배달원 평점에 영향을 줌)
배차갯수 갯수 제한 없음(사무실 마다 최대 배차수는 제한있음) 1인 1배차
근무형태 정해진 근무시간을 사무실과 사전에 조율하고 근무실시 출퇴근 자유 방식
현장애로 사항 발생시 사무실 관리자나 음식상점과 직접 협의하여 현장애로 조치 실시 센터에 애로사항 직접 문의 및 지침 수행
음식상점배치 각 배달사무실에 귀속된 배달상점들이 정해져 있음
따라서, 시간이 지나다보면 상점의 위치와 특성이 자연스럽게 파악이 됨
쿠팡이츠로 주문을 받는 모든 음식상점들이 대상이라 상점의 위치와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음
배달수수료 건당 3000원 부터
(지역마다 차이 있음)
건당 3100원 부터
배차취소 관리자에게 상황설명 후 배차취소 승인요청
(배달대행 프로그램마다 다소 차이는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취소할 수 있음, 단, 배달원 평점에 영향있음
특징/장단점 장점? 단점은 좀 있내요 ㅎㅎ 배달원과 픽업지(음식상점)간의 거리도 수수료에 반영해줌

일반 배달대행의 단점이 있다면, 바로 배달주문이 엄청나게 몰리는 피크시간대에 묶음 배차를 해야한다는 것 입니다. 묶음 배차를 하게 되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배달일을 처리할 수 있으니 기사의 입장에서는 수입적으로도 더 좋은게 맞습니다.

저의 경우 피크 시간대에는 시간당 보통 6~10개를 처리합니다. 세종시는 온통 아파트만 있기 때문에 이 이상처리는 힘들더라구요.
오우! 엄청 많이하시는 고수시내? 하시겠지만, 시간과 경험이 쌓이다보면 상점위치와 배달지 위치, 상점이 음식나오는 패턴과 습성 등을 코스의 부드러움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불가능한 갯수는 아니에요.

문제는 저렇게 하려면 피크 시간내내 안빠지는 콜은 뭔지 내 코스에 맞는 콜은 뭔지, 계속 모니터링 및 시간계산을 해줘야 하니 스트레스 강도가 많이 높습니다.

또 변수란건 언제나 예측하지 못하게 생기기 마련이라, 중간에 손님 잠수라던가 고층 엘베 잘못걸려 한번 물리면…..휴…끔찍..^^

(항상 이런 변수에 묶여 뒤에 묶음 콜들 영향을 최소화 하려면, 경험상 2~3개 까지만 묶는게 가장 좋습니다….정말 99% 확신이 있을때에만 5~6개씩 묶어도 되구요)

무엇보다 묶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주행중에 새로뜨는 콜을 보기위해 콜창을 보게 만들고…..다른건 모르겠지만 주행중에는 절대 콜창 보면 안되거든요. 이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이므로 절대절대 네버네버 주행중 콜창을 보거나 찍거나……하면 안됩니다만…이게 또 하다보면 하게 됩니다. ㅠㅠ

반면에 쿠팡이츠는 애초에 1인1배달이라 코스를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묶지를 않으니 설령 변수가 발생해도 뒷배달이 안잡힌 상태라 스트레스를 받을일이 전혀 없습니다. 오로지 안전한 주행에만 신경써도 되니 이게 정말정말 배달대행과 비교도 못할 만큼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배달대행은 손님이 잠수를 타서 현장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오게 되면 손님에게 계속 연락하고 배달을 왔다는 증거는 증거대로 남기고, 상점에는 상점대로 설명을 해줘야하고 관리자에게도 보고하여 그 조치를 받아야 하는데…. 어차피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아는건 오로지 기사뿐이라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이런 부분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 현장에서 배달이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 그것도 후결제인 경우는 기사도 열받지만, 상점은 거의 멘붕에 빠지게 됩니다. 왜냐면 그사람들은 현장 상황도 모르고 무엇보다 손님에게 전화하는 것 빼곤 할 수 있는게 없거든요. 스트레스는 오로지 기사에게만 풀어버리고….ㅎ

반면에 쿠팡이츠는 센터에 보고하여 증빙을 하고, 그 조치를 받으면 되니 훨씬 든든한 느낌을 받죠.

그리고, 배달대행은 자신의 위치와 픽업지까지의 거리는 전혀 수수료로 인정받지 못하고 오로지 상점과 배달지까지의 거리만을 인정받는 반면에, 쿠팡이츠는 모든 거리에 대해서 할증인정을 받습니다. 이러다보니 1인1배달이라도 그리 손해 보는 느낌은 받지 않습니다.

또한, 쿠팡이츠는 오토바이는 물론이고 자동차로 하는 배달파트너도 포함합니다. 실제 주문을 해봤는데, 두번 모두 자동차로 배달을 오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배달이 엄청빠르다는 느낌은 못받았습니다.

자동차로 하는 배달은 배달원의 입장에서는 가장안전한 배달수단임은 틀림 없지만, 일단 주정차가 용이하지 않고 통행량이 높은 출퇴근 시간대에는 오토바이보다 훨씬 배달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리고 쿠팡이츠의 특징하나가 바로 배달원에 대한 평가가 있습니다.

소위말하는 따봉과 역따….이것을 통해서 배달원에게 콜을 더 많이 줄지 덜줄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하시는 쿠팡이츠 커리어 분들은 이런 피드백 시스템에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시더군요.

그리고 쿠팡이츠는 독특한 배달수수료 요금체계로, 피크 시간대에는 배달수수료가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한번은 2.2Km 정도되는 배달지까지의 배달1건을 잡았는데, 픽업부터 배달완료까지(마침 음식도 조리완료 상태) 시간은 7분이 채걸리지 않았는데, 배달 수수료를 무려 12,500원을 수령했습니다. 일반 배달대행이라면 4100원 정도 밖에 안나올 거리인데, 무려 3배 가까운 수수료를 받은거죠.

이론적으로 이러한 상태에서는 피크 2시간 동안 5~10만원도 가능한 금액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쿠팡이츠의 치명적인 단점이 바로 있었으니……콜이 없습니다.

같은 음식상점이라도 요즘 왠만하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로 주문은 모두 받습니다. 즉, 음식상점이 어느 플랫폼에서 오는 주문만을 받겠냐???? 선택할 순 없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다 받아야죠….돈인데..

그럼 결국, 소비자가 어느 플랫폼을 통해서 주문을 하느냐만이 앞으로의 당락을 결정하겠지요?

쿠팡이츠는 저런 꿀콜이 나오는 피크시간은 30분도 채안되는 것 같습니다. 저런 할증요금이 아니라도 끈임없이 콜을 던져줘서 운행을 지속연계 시켜줘야 하는데, 배달완료하고 20분~30분대기는 수시로 일어납니다. 요즘 같이 날도 추운데 콜도 없이 마냥 대기하는 것은 정말 고역입니다.

일단 지방으로 업무개시를 한지 얼마 안된것도 있겠지만, 애초에 배달음식 시장에서 쿠팡이츠의 주문점유율 자체가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에 한참 뒤쳐져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해서 지금보다 상황이 많이 좋아지리란 생각은 안드내요. 일단, 지방은 인구가 수도권에 비해 엄청 적기 때문에 애초에 콜이 많을 수가 없는게 가장 큰 문제겠지요.

배민에 소속된 가맹점 수와 비교해봐도 터무니 없이 모자릅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지리란 작은 기대를 해봅니다.

이말은 반면에 일반 배달대행 회사들은 콜 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쿠팡이츠와 배달대행을 겸업하는 것은 어떤가라는 질문도 있지만, 사실 배달음식 수요가 있는 시간대가 겹치기 때문에 두개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어떻게든 어거지로 끼워서 가능해 보이지만, 무슨 일이든 도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쿠팡이던 배달대행이던 겸업하지 않는다고 전속계약이 되어 있는것은 아닐지라도 자신의 이익만을 도모하기 위해 가장 바쁜피크 구간은 쿠팡이츠를 수행하고 피크가 끝나자마자 대행으로 복귀하여 대행콜을 수행하는 것은 상도의는 아닌것 같습니다.